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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정치제도와 선거

[정치제도와 선거] "정치가 뭐니?" "네? 교수님?"

by 죠오지 2018. 12. 29.

[정치제도와 선거] "정치가 뭐니?" "네? 교수님?"


교수님께서는 금기의 질문을 꺼내셨고

갑자기 분위기는 싸해졌다고 한다


학부생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무엇일까요? 전공마다 다 다르겠죠. 정치학도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다름아닌 "정치란 무엇인가?"입니다.


정치학개론을 배운 새내기 시절, 여러 학자들이 정의한 정치의 정의가 쏟아져 나왔더랬죠. 그 많은 정의 중 정치학도에게 가장 익숙한 정의는 데이비드 이스턴이 말한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values for the society)"입니다. 익숙하신가요?


"희희, 한 방 먹었구나^^?"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

미국의 정치학자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학술적으로도 학자마다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가치관의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수업에 관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꺼내신 첫 질문은 다름 아닌 "정치가 뭐니?"였습니다. 갑자기 강의실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내려 앉고. 모두들 개론 시간에 배웠던 지식을 총동원하기 시작했죠.


저도 저의 지식을 총동원해서 데이비드 이스턴의 정의로 대답하기에 이르렀고…


그러나 교수님께서는 희미한 웃음을 지으시며 다른 질문을 던지셨죠. "사회적 가치의 분배는 정치도 시장도 할 수 있다. 정치와 시장이 다른 건 무엇이니?" 아, 정치와 시장. 이제 군대를 다녀와 복학한 저는 대답할 수 없었죠.


교수님이 대답해주셨습니다.

데이비드 이스턴의 정의에서 중요한 부분은 권위적 배분입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수요와 공급에 의해 분배하죠. 정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는 사회마다 합의된 기준에 따라 분배합니다. 그리고 그 분배의 행위에 권위를 부여하게 됩니다.


시내버스(대중교통)를 예로 들어봅시다. 시장의 원리에 따라 시내버스를 분배한다면 택시와 같이 이동거리에 따라 각기 다른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연료, 기사의 인건비, 시내버스를 운용하기 위한 제반시설 비용도 포함된 금액을 청구해야겠죠.


정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내버스는 다수의 편리를 위해 운영되는 교통수단이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자가용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는 수단이기 때문에 세금을 투입합니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최대한 적은 비용을 소모하도록 보조해줍니다. 시장과는 다른 원리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정치가 결정한 분배에 중대한 결함이 없다면 대체로 수긍하죠. 


그 이유는 정치는 사회적 가치의 배분에 권위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께서 데이비드 이스턴의 정의에 대해 설명해주시면서 정치와 시장의 다른 점에 대해 쉽게 설명을 해주셨죠. 교수님은 덧붙여서 말씀하셨습니다.

권위적 분배와 시장의 매카니즘은 거의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분배를 시장에만 맡겨두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 유지되었죠.


고대 부족시대를 떠올려봅시다. 수렵과 채집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고 살아가죠. 부족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 공동체에서는 부족장이 분배해줍니다. 이것을 원시 공산사회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상품과 상품을 교환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권위적 분배와 시장의 매카니즘은 공존하게 됩니다.


교수님께서는 이후 정치제도와 선거를 공부하는 수업, 정치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끊임 없이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리마인드해야 한다고 일러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수업 첫 시간 "정치가 뭐니?"라고 물으셨던 이유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찾았습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 정치는 무엇인가요?


다음은 권력구조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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